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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주니어클래식] 플라톤의 국가, 정의를 꿈꾸다

장영란.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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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에게 잘 사는 것은 올바르게 사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개인이 혼자서 올바르게 사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개인이 혼자서 올바르게 살려고 할지라도 국가가 전반적으로 타락했다면 어려운 일이다. 개인과 국가는 서로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는다. 우리는 개인의 행복에 관심을 쏟는 만큼 국가 전체의 행복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플라톤의 <국가>는 그리스어로 폴리테이아(politeia)이다. 폴리테이아는 폴리스의 정치 체제나 폴리스인의 삶, 그리고 폴리스 자체를 가리킨다. 플라톤이 말하는 이상국가의 규모는 인구 5000명이다. 실제로 당시 몇몇 도시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도시국가가 인구 5000명 이하였다. 플라톤에 따르면 국가는 사람들이 혼자서 자급자족하지 못하고 많은 것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생겨났다고 말한다. 혼자서 모든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모여 살게 되었고, 여기서 국가라는 공동체가 생겼다. 그전까지 그리스인들의 의식을 지배하던 신화적 사유에 의하면 국가란 신의 뜻에 따라 세워진 것이다. 그런데 플라톤은 국가의 기원을 신이 아닌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에 바탕을 두어 설명한다. 오늘날 우리에겐 플라톤의 국가 기원에 관한 설명이 단순해 보일 수도 있지만 플라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국가는 우리의 필요에 의해서 생겨났다. 플라톤이 말하는 최초의 국가 구성원들은 그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생산해 내는 사람들로 이루어진다. 나아가 각자 자기 적성에 맞게 분업하여 생산할 때 아주 효율적으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수많은 직업들이 창출되면서 인간의 욕망도 좀 더 세분화되고 다양화된다. 플라톤은 이상국가에서는 모든 사람은 각자가 타고난 적성에 따라 한 가지 일을 하도록 허용되며 평생 동안 종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가는 사람마다 타고난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국가를 구성하는 단위는 개인이기 때문이다. 플라톤은 국가에서 가르쳐야 할 교육을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하나는 신체를 위한 교육으로 체육 교육이며, 다른 하나는 영혼을 위한 교육으로 문예 교육이다. 플라톤은 무엇보다도 영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훌륭한 영혼이야말로 훌륭한 신체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혼을 위한 교육이 신체를 위한 교육보다 앞설 수밖에 없다. 흔히 문학과 예술의 자유에 관해 이야기할 때 플라톤은 검열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플라톤은 국가가 어린이에게 가르칠 교육 내용을 검열하여 나쁜 영향을 미칠 만한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아직 이성적 판단 능력이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어린아이나 청소년이 비도덕적이거나 부적절한 내용에 아무런 제재 없이 노출되어 있을 때 심각한 악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플라톤은 국가 구성원을 세 가지 계층으로 나눈다. 국가를 지배하는 통치자 계층, 국가를 지키는 수호자 계층, 국가에 필요한 물품을 만드는 생산자 계층이 그것이다. 수호자 계층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용기이다. 그러려면 어릴 적부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교육해야 한다. 다음으로, 국가를 수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절제도 가르쳐야 한다. 절제는 특히 생산자 계층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그렇지만 수호자들 또한 통치자에게 순종할 줄 알며 욕망과 쾌락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를 모방하면서 배우기 시작한다. 그래서 플라톤은 특히 어린 시절의 모방에 대해서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가장 좋은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화합을 잘해야 한다. 국민들 간에 상호 비방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면 국가는 자멸하고 말 것이다. 통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한 나라를 다스릴 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이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은 따져 보지도 않고 무조건 정치를 하려고 한다. 그것은 오로지 권력에 대한 욕망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정치를 할 뿐이다. 진정으로 국민 또는 국가 전체를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정치가가 되어야 하며, 정치가들 중에서 가장 탁월한 사람이 통치자가 되어야 한다. 사실 수많은 사람이 권력을 쫓지만 권력이란 헛된 것이다. 진정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권력의 특성을 꿰뚫어보기 때문에 헛되이 권력을 쫓지 않는다.

 

플라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저마다 자신의 몫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일을 하는 것이다. 나아가 자신이 속한 계층이 통치자 계층이든 수호자 계층이든 생산자 계층이든 자신이 그 기능에 가장 알맞은 존재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 플라톤은 분명히 타고난 능력을 중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반드시 유전적이거나 세습적이라 생각하지는 않은 듯하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플라톤은 특히 후천적으로 받는 교육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졌다.

 

누가 통치자의 자질을 갖고 태어났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따라서 각 시기에 필요한 교과 과정을 거쳐 능력에 따라 선발할 필요가 있다. 누구에게나 통치자가 될 기회는 있고, 누구나 통치자가 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차츰 교육 단계가 올라갈수록 걸러지기 때문에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리하여 국가를 통치하는 데 가장 적합한 성품과 능력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 통치자가 선발되는 것이다.

 

통치자가 되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국가 수립의 목적과 관련된다. 국가 구성원 모두가 최대한 행복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플라톤이 말하는 행동이란 단순히 욕망의 충족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행복은 저마다 자신에게 적합한 일을 하며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고 사는 것이다. 만일 국민들이 행복하지 않다면 통치자로서 가장 먼저 할 일은 그 원인을 찾는 것이다.

 

플라톤이 말하는 올바름은 국가뿐만 아니라 개인의 영혼에도 적용된다. 국가의 올바름은 국가를 구성하는 통치자, 수호자, 생산자가 저마다 자신에게 적합한 일을 하며 조화로울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플라톤은 훌륭한 국가와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지혜, 용기, 절제, 정의라는 네 가지 덕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 지혜는 통치자 계층에 필요하다. 통치자에게는 구가 전체와 관련하여 대내적으로 그리고 대외적으로 국가를 잘 경영할 수 있게 하는 지식이 필요하다.

둘째, 용기는 수호자 계층에 필요하다. 용기는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것을 판단할 수 있게 해주는 능력이다.

셋째, 절제는 생산자 계층에 필요하다. 그것은 쾌락과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다. 플라톤은 인가 안에 더 나은 성향과 더 못한 성향이 있고, 전자가 후자를 이기는 경우에 자기 자신을 이긴다고 말하는 것이다.

넷째, 정의는 어느 특정한 계층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플라톤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일을 하고 사는 것이 바로 정의라고 말한다.

국가 안에 통치자 계층의 지혜와 수호자 계층의 용기와 생산자 계층의 절제가 잘 조화되었을 때 정의가 구현되는 것이다.

 

플라톤은 인간의 영혼을 세 부분으로 구별한다. 바로 이성, 기개, 욕망이다. 이성은 헤아리는 부분 또는 추론적 부분이며, 욕망은 비이성적 부분으로 배고파하고 목말라하는 욕구와 관련되어 있다. 기개는 분노나 용기와 같은 인간의 격정과 관련되어 있는데, 이성과 한편이 되기도 하고 욕망과 한편이 되기도 한다. 영혼의 세 부분은 서로 분명히 구별되며 갈등하기도 하고 조화를 이루기도 한다. 이성이 욕망의 노예가 되어 버리면 인간은 결코 욕망의 속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욕망이란 본래 아무리 채우려 해도 채울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욕망에 끌려 다니며 욕망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 플라톤은 이성에 의해 기개와 욕망이 통제될 수 있을 때에야 영혼이 올바른 상태에 있다고 행각했다.

 

플라톤은 당시 아테네의 정치적 풍토와 비교하여 매우 혁신적인 사회 제도를 구상했다. 먼저. 가장 훌륭한 국가에서는 남녀가 평등하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 사회에서 여성은 본성적으로 열등한 존재로 취급받았다. 심지어 여성은 비록 인간이기는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불완전하게 태어났다고 생각되었다. 그렇지만 플라톤은 모든 편견을 버리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플라톤은 분명하게 남성과 여성이 똑같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여성이 남성과 똑같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아테네의 소년들이 배우는 것처럼 소녀들도 시가와 체육과 전쟁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말이다. 통치자가 되기 위한 교육도 남자들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여자에게나 남자에게나 모두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여자든 남자든 능력이나 적성에 맞다면 누구든 통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플라톤은 이상국가에서는 모든 남자와 모든 여자는 서로 공유하게 되어 있고, 어떤 여자도 어떤 남자와 개인적으로 동거할 수 없다는 폭탄선언을 한다. 플라톤은 가장 훌륭한 자손을 얻기 위해 구가가 개인의 결혼과 출산에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내 또는 남편과 자식을 공유하면 모든 사람이 서로 부부 관계와 부모자식 관계와 형제자매 관계가 된다. 그렇게 되면 모든 사람이 상대를 남이 아닌 부모와 형제로 인식하게 되어 서로 공경하고 순종하며 우애를 지킬 것이다. 그러면 국가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분열 상태가 없어질 것이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사유 재산이다. 사유 재산 제도가 쉽게 물질 만능주의와 연결되는 것이다. 사유 재산 금지는 모두 인간의 탐욕을 경계할 만한 제도적 장치로 제안되었다.

 

플라톤은 궁극적으로 국가는 통치자 계층이든 생산자 계층이든 어느 한쪽만 행복하도록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국가는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존재한다. 플라톤은 이상국가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철학자가 통치자가 되거나, 통치자가 진실로 철학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를 통치하는 것도 진리를 사랑하고 실천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철학자가 개인적 이익과 상관없이 통치하는 데에서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플라톤은 법에 의한 지배는 이상적인 통치자가 없을 때 실시되는 차선의 방법이라고 한다. 이상적인 통치자가 있는 국가는 법에 의해 구속받지 않고 각각의 상황에 맞게 통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상적인 통치자가 없거나 '좋은 것'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다면, 법에 복종해야 한다. 통치자는 개별적인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법을 바꿀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통치자가 없는 국가라면 모든 사람이 절대적으로 법에 복종해야 한다.

 

플라톤이 말하는 예비 학문은 모두 영혼이 생성하는 세계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존재하는 것들을 좀 더 쉽게 알 수 있도록 준비하는 학문이다. 이러한 학문들의 유사관계를 고찰하여 연관성을 찾으면 이 학문들을 배우고자 하는 본래의 목적을 이루게 된다고 한다.

 

모든 과목은 그 다음 단계인 변증론을 배우기 위한 것들이다. 변증론은 각 사물의 본질인 이데아를 인식하는 것이며, 나아가 이데아 중 최고인 좋음의 이데아를 인식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통치자가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음의 이데아' '좋음 그 자체'이다. '좋음의 이데아'는 다른 이데아들을 인식할 수 있는 근거 또는 원인이다. 오직 이성에 의해서만 좋음의 이데아를 알 수 있다. 철학자람 바로 이성의 능력을 탁월하게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며, 철인 왕의 통치란 이성에 근거한 앎에 따른 통치라고 할 수 있다. 철학자는 이성의 통제가 삶의 태도로 자리 잡은 사람이다. 철학자에 의한 통치란 이성에 따라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람의 통치를 말한다.

 

플라톤은 다섯 가지 정치 체제를 제시한다. 이제까지 말해 온 가장 좋은 국가 이외에도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가의 네 가지 정치 체제가 포함된다. 첫째, 명예를 추구하는 야심가들이 지배하는 명예제이다. 둘째, 부자들이 지배하는 과두제 또는 금권제이다. 셋째는 자유민이 지배하는 민주제이다. 넷째는 불의한 사람이 지배하는 참주제이다. 그런데 플라톤은 '가장 훌륭한 사람의 정체'를 추가하여 모두 다섯 가지 정치 체제를 분류하면서 이에 상응하는 다섯 가지 '개인의 영혼'이 있다고 설명한다.

 

명예제는 명예를 중시하는 사회로, 가장 훌륭한 사람 체제와 과두제가 혼합된 특성을 지닌다. 가장 훌륭한 사람 체제에서 가장 훌륭한 자식들이 계속해서 태어나지 않게 되면서 완벽한 체제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적합한 능력을 갖추지 못한 아이들이 적합하지 않은 업무를 하면서 서서히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과두제는 재산에 바탕을 둔 정치 체제로, 부자들만 통치를 할 수 있고 가난한 사람들은 통치에 관여하지 못한다. 명예제가 과두제로 바뀌는 원인은 재물에 대한 욕망 때문이다. 과두제적인 사람은 무엇보다도 재물을 가장 귀하게 여기며 인색하고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이다.

플라톤은 과두제에서 민주제로 바뀌는 것은 더 부유해져야만 한다는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 때문이라고 말한다. 플라톤은 민주제의 탄생 계기가 가난한 사람들이 부유한 사람들을 이긴 후 나머지 시민들에게 평등하게 시민권과 관직을 나누어 주는 과정에서 생겨난다고 한다. 플라톤은 민주제의 주요 개념을 자유가 아닌 방종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열등한 정치 체제로 여겼다.

가장 절제력이 없는 체제는 바로 민주제와 참주제라 할 수 있다. 민주제가 최대 다수의 사람들이 주도권을 갖는 데 비해 참주제는 단 한 사람이 주도권을 갖는다는 차이가 있다. 참주제적인 사람은 미친듯한 욕망에 어쩔 수 없이 끌려다니는 사람과 같아 자신의 욕망을 다스릴 수 없다.

 

플라톤은 통치자가 철학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철학자는 '지혜를 가진 사람'이 아닌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완전한 지혜나 진리를 갖기는 어렵다. 우리는 다만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뿐이다. 플라톤이 말하는 철학자는 단순히 대학의 한 분과 학문으로서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라, 모든 분야의 지식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그리스 철학자들은 천문학이나 물리학과 같은 자연철학뿐만 아니라 시, 비극, 음악과 같은 문학과 예술까지 폭넓게 연구했다. 흔히 지식이라 할 때는 이론적인 측면만을 말하며 전문적인 앎을 포함한다. 그러나 플라톤이 지혜라고 말할 때는 이론적으로 아는 것만이 아니라 경험적으로도 아는 것을 말하며 실제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철학자는 언제나 변함없이 존재하는 것을 사랑하며, 본질을 드러내 주는 지식을 사랑한다. 그는 생성하고 소멸하는 것에 집착하거나 애착을 가지지 않는다

Posted by i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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