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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이주 프로젝트- 생존하라, 그리고 정착하라

How We'll Live on Mars

스티븐 L. 퍼트라넥 지음. 구계원 옮김.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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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브라운은 1952년 <화성 프로젝트>라는 책을 출간하였다. 70명의 사람을 열 대의 우주선 함대에 태워 화성으로 보내는데, 그중 세 대는 화성에 계속 머물게 될 화물선이다. 그가 세운 계획은 우주정거장에서 우주선을 조립하는 것이다. 우주정거장에서 사용할 장비와 자재는 전면 재사용 가능한 마흔여섯 대의 3단 로켓에 실어 쏘아 올리게 된다. 

폰 브라운의 화성 탐사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호만전이궤도를 이용해야 한다. 이는 지구의 원형 궤도를 도는 우주선이 짧은 기간 동안 엔진을 점화하여 태양의 주위를 도는 화성의 궤도와 교차하는 타원 궤도에 진입함으로써 연료를 절약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되면 우주선은 화성에 접근할 때까지 연료를 소비하지 않고 관성으로 비행할 수 있다. 이 방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화성의 궤도와 지구 궤도가 겹치는 시점을 정밀하게 계산해야 한다. 

화성에 도달하는 데에는 편도로만 약 8개월이 소요된다. 대략 15년 정도마다 한 번씩 화성의 궤도와 지구의 궤도가 나란히 정렬되어 두 행성 사이의 거리가 크게 줄어든다. 폰 브라운의 계획이 채택되었다면, 우주비행사들은 다시 호만 전이궤도를 타고 귀환할 수 있도록 지구가 적절한 위치에 진입할 때까지 대략 400일 동안 화성을 탐사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1965년 화성을 지나쳐 비행한 나사의 매리너 4호는 화성의 대기층은 과학자들이 추정한 것보다 훨씬 얇아서 사실상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는 사실을 전했다. 폰 브라운은 이렇게 예상치 못한 어려운 점을 미리 내다보고, 화성 탐사 미션을 위해 수많은 대처 전략을 마련해두었다. <화성 프로젝트>의 기술 부록에는 지구의 강력한 중력을 탈출하기 위한 엄청난 양의 연료 통계치가 실려 있다. 

박해받던 폰 브라운의 비전은 1960년대 후반이 되자 폭넓은 지지를 받게 된다.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을 달에 실어 나른 그의 공로 덕분이었다. 그러나 폰 브라운의 화성 탐사 계획은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에 밀리고 말았고, 나사가 자신이 뜻하는 바와 다르게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 폰 브라운은 1972년에 나사를 떠났다. 



대략 30년 전, 하버드 경영대학원생 세 사람이 오비탈 사이언스라는 벤처기업을 세웠다. 오비탈 사이언스가 사업을 키워가는 사이에 마틴 매리에타 머티리얼스라는 기업의 항공우주 엔지니어 로버트 주브린은 인간이 화성으로 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주브린은 <화성에 가야 하는 이유>라는 책을 집필하여 이 주제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한편, 1998년에는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비영리단체 마스 소사이어티를 설립했다. 보다 최근에는 네덜란드의 바스 란스도르프와 아르노 빌더르스가 화성으로 가는 편도 우주선을 발사하기 위해 비영리단체인 마르스 원을 발족시켰으며, 이 단체ㅔ서는 2025년에 우주선을 화성에 착륙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민간인으로서는 최초로 우주여행을 하기 위해 러시아에 2000만 달러를 지불한 데니스 티토는 비영리단체 인스피레이션 마스를 세웠다. 그는 2021년에 한 쌍의 부부 비행사를 태운 소형 우주선을 화성으로 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탑승한 부부는 거의 1년 반 동안 작은 캡슐에 갇혀 있어야 하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인스피레이션 마스가 남편과 아내를 함RP 탑승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인스피레이션 마스는 2018년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바로 이때가 15년에 한 번씩 화성과 지구가 각각 적절한 궤도에 위치하여, 단 한 번의 궤적진입 점화만으로 501일 만에 왕복으로 근접 통과 비행을 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 구글의 창립자 래리 페이지,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립자 폴 앨런, 기업가이자 탐험가인 리처드 브랜슨 경 역시 어떠한 형태로든 새로운 민간 우주사업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만약 2027년에 우주 비행사들을 태운 우주선이 화성에 착륙한다면 아마도 그 시작점에는 일론 머스크가 있을 것이다. 최초의 화성 착륙선에는 스페이스X의 로고가 새겨져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열성적인 환경운동가이자 태양에너지 사용의 적극적인 지지자이며, 자동차 업계에 혁명을 일으킬 테슬라 모터스를 창업하여 햇빛을 연료로 주행하는 자동차를 생산한다. 머스크는 인류가 지구에서 영원히 살 수 없으며, 반드시 화성에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2012년 5월에 스페이스X의 첫 번째 드래건 캡슐이 성공적으로 국제우주정거장에 도달함으로써 나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민간 기업이 해낼 수 있으며 심지어 더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기 위한 여러 차례의 시도 중에서 거의 3분의 2가 실패했다. 가장 큰 이유는 거리다. 달은 대체로 지구에서 36만 2000킬로미터에서 40만 2000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 위치하는 반면, 화성은 그보다 최대 천 배나 거리가 멀다. 거의 6만 년 만에 화성과 지구가 가장 가깝게 접근했던 2003년에도 두 행성 사이의 거리는 5470만 킬로미터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지구의 태양 공전 구지는 365일이고 화성의 공전 주기는 지구 시간으로 687일이기 때문에 두 행성이 엇갈려 태양의 반대쪽에 위치하게 되면 거리는 엄청나게 늘어난다. 화성과 지구가 가장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4억 킬로미터의 거리가 생기는 것이다.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경제적인 에너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우주선은 항상 태양계 내에 있는 천체의 궤도를 돌아야 하기 때문에 모든 경로는 곡선이 될 수밖에 없다. 향후 20년간은 편도 250일보다 짧은 시간에 화성에 도달할 수 있는 최단 경로가 생기지 않을 전망이다. 

탐사선을 화성에 무사히 착륙시키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지구에서 보내는 통신이 화성까지 도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지구와 화성이 가장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무선 신호가 화성과 지구를 왕복하는 데 각각 21분이 소요된다. 따라서 무인 우주선은 응급 상황에 처할 경우 지구에 도움을 요청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인공 지능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의사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아무도 합리적인 비용으로 화성에 갈 수 없다면 결국 아무도 화성에서 살 수 없을 것이다. 일론 머스크도 화성 정착의 실현 가능성을 여러 가지 환경적 장애물이 아니라 기본적인 비용 문제에 달려 있다고 본다. 그는 1952년 폰 브라운이 제안한 것처럼 재사용 가능한 로켓에 주목했다. 로켓의 재사용으로 인한 엄청난 비용 절감 효과를 언급한 것이다. 그는 일단 우주선이 정기적으로 화성과 지구를 오가게 되는 때가 오면, 화성으로 이주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비용을 50만 달러까지 낮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머스크가 추산한 범위 중 가장 적은 숫자, 즉 개척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10만 명 중 한 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도 화성 정착민은 8만 명에 육박하며, 이는 지구상에 있는 작은 도시 정도의 규모다. 머스크는 화성에 세울 도시에 8만 명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게 될 것이라 내다본다. 그는 8만 명을 한꺼번에 화성으로 이주시키는 ‘화성 집단 이주촌 수송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다. 이 시스템의 첫 버전을 2030년 이전에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2030년부터 2050년 사이에 궤도가 겹치는 시기가 열 번 찾아오므로 20년에 걸쳐 4만 명에서 5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화성에 가게 된다는 계획이다. 

인간이 화성에서 일정 기간 머무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우선 적절한 착륙 및 거주 장소가 확보되어야 하고, 사전에 지구에서 엄청난 양의 보급품을 보내두어야 한다. 이상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유인 비행 이전에 보급 미션을 진행하여 로봇이 거주지를 설치하고 관리하게 된다. 이런 체제를 제안한 것이 바로 마르스 원 프로젝트다. 현재 몇 년째 개발중인 팰컨 헤비는 스페이스X의 기본 로켓인 팰컨 9호의 설계를 상당 부분 차용한 복합 우주선으로 두 대의 1단 팰컨 9호 로켓이 부착되어 있다. 2024년에 화물 우주선을 화성으로 보낸 다음 2026년부터 2년마다 네 명의 사람을 화성으로 보낼 계획이다. 



인간이 화성에서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식량, 물, 주거지, 옷, 그리고 산소를 포함한 다섯 가지다. 산소 공급을 받지 못한 상태로 4분이 지나면 인체는 뇌손상을 입는다. 산소가 결핍된 곳에서 사망하기 전까지 버틸 수 있는 시간은 15분 정도다. 화성에서 물을 찾을 수 있다면 물에 전류를 통과시켜 이루어지는 간단한 전기분해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산소를 만들 수 있다. 결국 인간이 화성에서 생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물이다.

화성의 얼어붙은 물의 상당량은 화성의 북극과 남극에 존재하며 그중 일부는 얼어붙은 이산화탄소 아래에 매장되어 있다. 만약 이 얼음이 전부 녹는다면 화성은 수백 미터 깊이의 대양으로 덮일지도 모른다. 물을 확보하는 데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화성에 있는 물의 대부분은 영구 동토층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소형 착암기 없는 뚫을 수가 없다. 얼음을 액체로 만들기 위해서는 채석 기술과 에너지가 많이 드는 여러 가지 기계가 필요하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지하에서 액체 상태의 물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 모든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다 해도 대안은 있다. 화성의 대기는 옅지만 축축하게 젖어 있으며, 대기의 습도가 100퍼센트에 달하는 경우도 많다. 1998년 발표된 워싱턴 대학의 연구에는 대기에서 충분한 수증기를 추출하여 인간의 생존을 지원할 수 있는 수증기 흡착 장치가 소개되어 있다. 어떤 의미에서 화성의 대기는 가장 특징이 분명하고 화성 전체에 폭넓게 분포하는 물 공급원이라 할 수 있다. 

화성의 대기에는 거의 산소가 존재하지 않는다. 2012년에 큐리어시티 로버가 측정한 바에 따르면 화성의 공기는 2퍼센트의 질소, 2퍼센트의 아르곤, 95퍼센트의 이산화탄소, 미량의 일산화탄소와 산소로 구성되어 있다. 비록 화성의 대기에서 유리산소가 차지하는 비율은 1퍼센트 이하에 불과하지만 이산화탄소의 구성 덕에 화성에는 최소 70퍼센트의 산소가 존재한다. 물을 전기분해하려면 물탱크에 두 개의 전극을 넣고 전류를 물속으로 흘려보내는데, 탱크 한쪽 끝에는 양극 주변에서는 산소가, 음극 주변에서는 뛰어난 연료 및 전력원인 수소가 발생한다. 

많은 박사과정 연구원들이 화성에서 식물을 재배할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여러 해 동안 노력해왔다. 최초의 화성 개척자들이 적도 근처에 착륙한다면 낮 기온은 공기주입식 온실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따뜻할 것이다. 화성의 표면에는 스멕타이트라는 일종의 점토가 존재하는데, 이 점토는 쉽게 물을 흡수하며 식물 재배에 적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화성의 토양은 강한 산성이나 알칼리성을 띄고 있을 지도 모르기 때문에, 토양보다는 영양분이 풍부하게 함유된 물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수경 재배가 가장 성공적으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금속으로 만든 공기주입식 건물은 화성의 척박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영구적인 주거 대책이 될 수 없다. 우선 대처해야 할 복사선은 태양복사와 우주복사의 두 종류다. 우주복사선은 태양계 바깥에 위치한 물질로부터 오는 복사선으로, 매우 높은 에너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태양복사선보다 훨씬 위험하다. 우주복사선은 매우 두꺼운 금속조차 쉽게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피부로는 막을 수 없고 전자제품에 교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장기적 노출의 경우 우주복사선을 포함한 거의 모든 종류의 복사선이 인간의 신체에 해롭다. 화성 거주자에게는 머리 위로 몇 미터 이상 쌓은 표토나 바위로 된 은신처가 필요하다. 화성의 표토로 만든 벽돌을 이용하여 아치형 천장의 건물을 주거지로 활용하게 되면 우주복사선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할 수 있으며, 건물을 3미터 정도의 표토로 덮어두면 효과는 더욱 커진다. 

화성에는 의복으로만 해결 가능한 독특한 문제가 있는데, 바로 낮은 기압이다. 기압이 지구의 100분의 1에 불과한 화성에서는 몸 밖으로 밀어내는 힘을 눌러줄 여압복 없이는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 기압 공간 안에서만 생활할 생각이 아닌 이상 압력 문제에 대한 유일한해결책은 늘 여압복을 착용하고 다니는 것뿐이다. 



인간에게는 다행스럽게도, 물과 대기의 밀도 그리고 따뜻한 기후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화성의 온도를 높일 수 있다면 현재 얼어붙은 상태의 기체도 자유롭게 분리될 것이며, 이 기체가 대기로 유입되면 대기의 밀도가 높아지고, 그 결과 온실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기온이 상승하면 특히 적도 근처에 있는 표면의 얼음이 녹으면서 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액체 상태의 물이 있다면 이주민들이 온실 밖에서도 식물을 재배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다시 그 식물이 대기 중으로 산소를 배출해낸다. 이렇게 환경을 개량하는 과정을 ‘테라포밍’이라고 부르며, 이는 대지를 형성한다는 의미다. 만약 화성의 적정 지역 온도를 단 몇 도만이라도 조절할 수 있다면, 그 후 화성에서의 삶은 최초의 우주비행사가 화성에 도착하는 2027년의 어느 날보다 훨씬 쾌적해질 것이다.

Posted by i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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